난 블로그에 내 사진따위 올리지 않는다.
포토샵따위 됐고! 그냥 양이나 봐.
양이 좀 보고 싶었을 뿐인데. 새벽 다섯 시에 일어나 준비하고 일곱시까지 버스타러, 버스타곤 가는 길 세 시간, 도착해선 건초 한 바구니 좀 줘보고 목장 한 시간 반 보고, 이동 대략 두 시간, 경포대, 딸기 좀 따먹고 돌아오는 길 세 시간. 돌아오니 저녁. 종일 잔 기억밖에 없다.
이동수단이 발달해서 빠르고 멀리 갈 수 있으면 뭘해. 어차피 그 시간동안 인간은 잠만 자거든요. 우주선타고 10억 광년 거리 가보라고 해요. 스페이스 오디세이 봐도 강제로 취침하고 있더라. 먼 곳에 간다고 해도 짐짝에 실리듯 실렸다가 (특히나 속도가 빠르면 빠를 수록 공간 이동을 눈으로 인지하기도 힘들고) 거기 떨어뜨려 놓으면, 그게 실제 옆동네건 파리 한 복판이건, 혹은 이라크 어디라고 해도 무슨 차이가 있다는 겁니까. 난 오늘 가서 여행의 무상함만 느끼고 왔네요. 그냥 내 주변에 저런 풍경이 없고 양이 없고 난 그걸 보려면 매우 힘들게 가야한다는 것만 인지하고 왔다. 버스도 편하고, 가이드도 친절하고, 양도 (꾸질꾸질했지만) 귀엽고, 날씨도 참 좋았지만, 그럴수록 다시 돌아온 서울이 그지같이 망가지고 있다는 것만 또렷하게 다가온다. 물론 다녀온 그곳도 페인트 부어놓고 날림시설한 거 무척 눈에 빤히 보였지만은, 그래도 거긴 여백이라도 있었어.